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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대 속에 眞人이 있는데 그대 어찌 보지 못하는가.

나비는 날다, 산속의 미륵불 머리에 앉았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수풀이 욱어져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아찔한 바위였습니다. 나비가 아니라면 발견하지 못할 낭떠러지였습니다. 三界熱惱가 猶如火宅이어늘 어찌 그대 한 마리 나비로 거기 머물러 있는가? 돌미륵이 물었습니다. 저는 팔랑거리는 나비의 욕계 색계 무색계가 좋습니다. 어찌 부처를 찾지 않고? 부처에 미혹되어 있으시군요. 꿈틀거리는 저는 미물인 나비衆生이 좋습니다. 꽃과 젖과 꿀을 좇는. 부처도 날개가 뜨거워 태우는 取着일 뿐입니다. 衆生이 깨우치면 부처이지만 부처도 예수도 깨우친 행동을 못하면 衆生일 따름입니다. 저의 부처는 저의 깨달음은 부처도 진리도 아니고 번뇌망상입니다. 부처도 진리도 깨달음도 번뇌입니다. 번뇌는 끊어야 할 대상이 아니고 깨달아야 할 대상입니다. 부처도 진리도 믿어야 할 대상이 아니고 깨달아야 할 대상일 뿐입니다. 깨달음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제 生에 제 生은 부처님이 주체가 아니고 지금은 너울너울 니르바나의 바다로 가는 나비 한 마리, 여기에 있는 제가 바로 극락이기 때문입니다. 입에 똥뚜깐을 달고 사는구나. 똥뚜간의 구더기는 똥뚜깐이 극락이지. 올 때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고 갈 때 또한 빈손으로 간다. 아무리 많아도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오직 지은 업만 따라갈 뿐이다. 네 죄가 네 업이 너를 먹을 것이니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습니다. 높푸른 하늘, 새소리 바람소리가 허공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悲願과 같은 풍경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았습니다. 돌미륵은 우두커니 서서 머리에 앉은 나비를 보았습니다. 너는 아직 苦가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았구나. 네? 나비는 우두망찰 앉아 눈을 씀벅거렸습니다. 육신이란 꽃을 좇아 無名에 덮이고 愛에 묶여 이와 같이 이 身(내외입처의 결박) 集起한 것이다. 바로 이 집기한 身과 밖으로 마음이라는 것이 名色이라는 相(2겹의 형성들, 상카라)이 있으며, 이 相이 緣하여 觸이 있고 六處들이 있으니, 六處들이나 六處들 중 일부에 접촉(觸)되어 樂, 苦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無明에 덮이고 愛에 묶여 갈애의 身이 집기 하지만, 수행하지 않으면 無明이 제거되지 않고 愛가 없어지지 않는다. 조용히 웃으시는 돌부처님. 말씀이 부서져 햇살로 퍼지고 있었습니다. 나비는 눈물의 먼 孤島를 떠올렸습니다. 入定處에 앉은 나비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言語道斷 心行處滅 즉, 속이 터져 말길이 끊어지고 마음의 길이 끊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면 너의 그 大悟見性하여 與奪自在, 殺活縱奪, 機用齊示 할 一句를 내놓아보라고? 나비는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 불꽃처럼 번뇌를 꿰어 달고 꽃들이 지면 어디로 갈 거니? 나비는 그만 심장이 터져 부서질 것 같았습니다. 어찌 이 경계를 넘어가야 하나요? 나비가 물었습니다. 어찌 광대무변한 우주에 나비 너 혼자뿐이랴. 오고 감이 없으니 가고 옴이 있기나 한 것이냐? 허망했습니다. 꽃 속에서 자고 꽃잎에서 자며 젖과 꿀을 빨아 먹고 쿵쾅쿵쾅 까불며 뛰며 날아오르던 나비는 고개를 푹 수그렸습니다. 너도 선나(禪那), 찰나의 의 가슴을 뚫고 탈피할 것이다. 나쁜 나비의 날들. 나비로 태어났으니 나비로 죽는 일. 그런데 사는 게 잠인지 꿈인지. 아직 나비가 되지 못한 나비로 어서 나비가 되고 싶은 나비였습니다. 아찔한 나비, 몸속은 늘 불구덩이였습니다. 육신은 늘 쓸쓸했습니다. 바보 같은, 나비라는 이름을 갖은 나비. All for the butterfly. 나비가 되고 싶지 않은 나비였습니다. 미친 나비의 날들. 어떻게 하든 사랑하고 꿈을 꾸어야 했습니다. 죄와 업보, 전생에 제 한 몸도 계도하지 못하면서 누굴 어떻게 하겠다고 깝쳤던 죄였습니다. 奇僧이었고, 괴승이었으며 妖僧이었습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도생의 불교 아래 해탈 열반은 하지 못하고 我執, 偏見으로 똘똘 뭉쳐 있었습니다. 凡僧이면서도 稚僧이었고 무지와 독선에 가득 찼던 중도 아니요 속인도 아닌 박쥐 중, 정의롭지 못한 벙어리 염소 중, 머리 깍은 거사. 지은 죄가 하도 무거워 옴짝할 수 없는 가사 걸친 도둑놈, 지옥 찌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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