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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비의 꿈

그림= 박순철 추계예대 동양화과 교수
가슴에 늘 번개가 치는 내 인생은 내가 잘 알아요.
꽃이 말했다. 내인생은 내가 살아요. 나비는 그렇게 들었다. 전기를 먹은 듯 나비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너는 앉아 꽃 피우는 게 수행이고 나는 내 꿈은 훨훨 하늘을 나는 거야. 허공을 날아 대자유를 찾는 게 수행인 거야. 깨달음, 열반으로 가는 여정. 시한부 생. 나면 늙고 늙으면 병들고 병들면 죽는 우리들 인생은 뭘까요? 꽃의 말이 천둥같았다. 지금, 이별의 순간이 가장 좋은 때라는 걸 인지했다는 꽃. 이제 제게도 그리움을 주셨어요. 떠나는 입장에서 다시 돌아온단 말 하지 않았는데. 그리움, 행복과 기쁨과 설렘과 용기를 주었다니. 꽃을 꽃으로 만들어 주어 고맙다니. 고통과 원망과 아픔과 슬픔과 절망그리고 불행을 넘어설 수 있어 이제 사랑할 수 있다니. 나비는 꽃의 무한사랑에 숨이 턱 막혔다. 내 인생은 뭐지? 벼락을 맞은 듯 이리도 가슴 떨리고 뛰는 이유는 뭘까.각하청산수상만(脚下靑山頭上巒)
다리 밑에 하늘 있고 머리 위에 땅이 있네
본무내외역중간(本無內外亦中間 )
본래 안팍이나 중간은 없는 것
파자능행맹자견(跛者能行盲者見)
절름발이 걷고 소경은 볼 줄 알고
북산무어대남산(北山無語對南山)
북쪽 산은 말없고 남쪽산을 대하고 있네.
어렵네요. 나비는 꽃의 말에 피식 웃었다.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려면. 지금 있는 우리들의 이곳을 진리의 자리로 만드려면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야지
(應無所住 而生其心).
何期自性 本自淸淨
(하기자성 본자청정)
어찌 제성품이 본래 청정함을 알았으리까
何期自性 本不生滅
(하기자성 본불생멸)
어찌 제 성품이 본래 나고 
죽지 않음을 알았으리까
何期自性 本自具足
(하기자성 본자구족)
어찌 제 성품이 본래 
구족함을 알았으리까
何期自性 本無動搖
(하기자성 본무동요)
어찌 제 성품이 본래 흔들림 없음을 알았으리까
何期自性 能生萬法(하기자성 능생만법)
어찌 제 성품이 능히 만법을 냄을 알았으니까 고독으로 몸을 흔들 뿐 어쩔 도리가 없었는데 우주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거 같은 말씀이었어요. 
이제 당신으로 저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고마워요. 그래도 공해. 나무는 씨앗으로 뿌리로 생겨나고 아이들은 어머니 아버지에게서 나고. 우리는 그걸 유무상생이라 하지. 생멸의 전과 후. 그 무한연속선상에 우린 놓인 거야. 그렇게 우린 불생불멸 속으로 가는 거지. 유는 유고 무는 무 아닌 가요. 무에서 유가 나고 무에서 유가 나고요. 그걸 인연이라고 하지. 관계적 세계. 다 인연의 상호작용 일 뿐야. 무자성이야. 이 세계의 실상은 그 본질이 없어 공으로 갈 뿐이지. 공이요? 응. 사람들이 색이 공이요, 공이 색이다, 하고 색색거리며 공공공공 하던데 이제사 공의 의미를 알 거 같으네요. 우리가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게 노래하고 춤추고 너처럼 공, 본무자성의 꽃을 피우는 일이야. 우리들 청춘의 봄날을 보내고 또 맞는게 그게 본무자비이고 평화인 게야. 다 공이지만. 그런데, 먼데 아주 먼데를 가신다는 데가 그곳이에요. 그렇지. 먼데 아주 먼데. 삶과 죽음의 수레바퀴, 본불생멸 번뇌가 없는 곳. 너도 본자구족의 그 공 속으로 들어가봐. 너는 평생 서 있는 길, 나는 한세상 날아다니는 길. 길은 하나로 통하고 만물은 본무동요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야. 다 마음이 만들어 낸 거잖아. 저도 공놀이 하라구요? 응. 꽃의 말에 나비가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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