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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인물교(非其人勿敎)하고 비기진물수(非其眞勿授)

해월스님(공주 원효사 주지)
 옛날 다산 정약용은 차(녹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술을 마시는 민족은 망한다 하였고 중국의 대문호인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이라는 책속에도 차에 대한 덕이 있음을 밝혀 놓았으며 인도를 통치하던 영국인들은 인도의 차를 영국으로 가져가는 도중 약간의 발효가 되어버린 차잎으로 홍차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세익스피어같은 대문호를 배출하기도 하였습니다.
 첫머리에 차 이야기를 한 것은 차에 못지 않게 우리의 마음을 살지우고 풍요롭게 하는 책 또한 나라를 흥하게하는 지름길이요 인생이라고 하는 졸업정년제 없는 학교생활에 있어서 잠시도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되는 까닭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거나 올해를 독서하는 해로 정해 나라에서나 국제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해 보고자 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이나 실제 책을 읽으며 사색하고 저자와의 간접 대화를 통해 서로 다른 인격과 문화공간의 격을 좁혀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입시위주의 교육풍토로 인해 책한권 여유있게 보기가 어려워진 실정인데다가  혹 대학에 진학하고서는 몇권의 양서를 탐독하기도 하지만 바로 사회의 진출과 함께 또 다시 책과 멀어져 목제코트를 입는 그날까지 책과는 담쌓고 살며 어떤이는 수면제용으로나 책을 읽는다 하니 얼마나 책을 멀리하는지 알수 있겠습니다.
 안중근의사도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는다면 입안에 가시가 생겨난다'고 글을 남기셨습니다  만 옛부터 현인달사들의 생활은 글과 함께 자연을 벗하며 산수간에 노니는 것을 제일로 쳤으며 그속에서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심도 생기고 동포와 인류를 사랑하는
박애의 정신도 함양하였고 자연과 합일된 무위자연의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요즈음 몇년동안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외국에 나가있는 교민사회에서는 한국인이란 것이 부끄럽다 할 정도로 각종 사회의 병리적, 세기말적인 상황이 벌어져 나름대로 생각하고 사는 이들의 걱정이 한층 가중되어 가고 있는 이때에 우리들의 소년소녀들과 청소년 가정주부 회사원 청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책을 가까이 하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후 약방문식으로 일이나면 그때그때 단기적인 처방으로 안이하게 대처하기에 국민들은 정부나  국회의 언행을 믿지 못하게 되고 장관 일인만 바뀌어도 교육정책이 졸지에 바뀌어 버리는 현재의 풍토이지만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이나 그들을 주시하고 있는 국민 각자 각자의 손에 인격과 지식을 연마하고 도야 할 수 있는 전공 및 교양도서가 들려 있을 때 우리는 국회에서 회사에서 학교에서 좀더 논리적으로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한 미래설계의 장을 열어 갈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 준비없이 참여한 까닭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고성과 야유 폭력이 난무하는 광경이 비쳐지는 언론을 통하여 우리의 미래를 이어갈 젊은이들이 무엇을 배울것인가 생각한다면 실로 다음세대를 기약하기 어려울것이고 요즘의 엽기적인 사건들 또한 미봉책에 불과한 처방들을 따라 더욱 늘어갈 것이라는 생각에 참으로 우려하는 마음을 금할수 없습니다.
 옛 한의학의 의서이고 원전 가운데 '황제 내경'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내용중에 이런 구절이 있어 소개해 보면 비기인물교(非其人勿敎)하고 비기진물수(非其眞勿授)하라는 말입니다.
 우리말로 다시 풀이해 보면 사람이 아니면 가르치지 말고 진리가 아니면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으로 교자와 수자를 따서 우리가 부르는 교수님이라는 용어가 된것입니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은 배울 사람의 됨됨이가 어떤가 보아 가르칠 것이요 배우는 사람은 진리가 아니면 거부할줄 아는 자세로 배움에 임하라는 뜻도 되거니와 배우는 사람은 먼저 인격을 갖추어야 하고 가르치는 자 역시 진리를 먼저 깨쳐 진리를 전하는 사람이 될 것을 나타내고 있다 하겠습니다.
 뭇생명들 중에 교육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가질수 있는 생물의 종이 인간이라면 그 인간됨은 먼저 인격을 갖추고 진리를 추구하며 진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함을 전제로 할때 우리의 가정과 학교교육은 참으로 필요충분한 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볼 일입니다.
 어떤 분들은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된데 종교와 종교인의 책임이 크다고 무섭게 질책하시는 것도 종종 보게 됩니다만 종교인뿐 아니라 교육가, 경제인, 정치인 또 그 외에 모든 시대의 어른된 분들은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자성의 도리를 들을줄 알아야 겠습니다.
 
* 해월스님은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출가하여 현재 공주 원효사 주지로 계십니다. 30여년간 유치원을 운영하고, 공주교대 대불련 지도법사로 포교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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