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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꽃 피우다.1

혜범스님(승려문인)

1. 훨훨 나비가 허공에 있을 때는 어떻습니까? 그저 나비일 뿐이지. 허공을 나온 후는 어떻습니까? 그러면 나비가 되지. 그대는 지금 어디 있는가. 세상을 높이, 넓게 그리고 깊게 날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산허리로 해가 오르자 어둠이 화들짝, 안개들이 비척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비는 얼룩무늬를 꿈틀거렸습니다. 세상이 점점 더 선명해지고 아름다워지자 새들이 새벽을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노래하기 위해서야. 새벽 새들이 말했습니다. 꽃밭에 앉아 있던 나비는 다들 목적이 있군, 하며 날개를 팔랑거렸습니다. 새가 날아간 나무를 한참 바라보던 나비는 꽃밭의 꽃들을 보았습니다. 꽃들은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 꽃으로 피울 싹들을 틔우며 꽃들은 기지개를 펴고 있었습니다. 색깔도 향기도 다를 꽃들. 꽃으로 필 꿈을 안고 몸살하는 것도 기쁨이고 생명이랍니다.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나비는 슬슬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봄이라지만 아직 햇살도 차고 바람도 차갑습니다. 날개에 묻은 찬이슬 때문에 아직 남은 은빛 어두운 새벽안개를 말뚱말뚱 더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도 나비는 잠에서 깬 개울물 흐르는 소리를 오래 듣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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