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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차를 나누자

네란자나 강가의 숲더미 고독한 행자는 알몸에 가까운 행색이었다. 시신을 쌓았던 헝겊 내다버린 누더기 나무껍질, 나뭇잎으로 만든옷 생쌀, 풀의 열매, 하루 한끼 정도 먹기를 얼마동안 해왔는지도 모른다.
수염이나 머리카락을 뽑는 식의 고행 가시 돋힌 자리에 눕거나 숨을 고르다가 아예 숨을 끊어 가며 삼매에 들고저 했던 고행, 마음은 본디 내보일 수 없는 것이나 몸이 그를 더럽히니 육년 세월동안 그 몸에 맞서 그렇게 자신을 몰아세워 숲속에서 홀로 고행을 하여온 수행자는 고행을 멈추었다.
강을 건너려 할 때는 땟목에 노가 필요하지만, 숲 속에서는 아무 쓸모 없듯이, 수상행식의 경계 맹목적인 고행은 올바르게 길을 찾는 방법이 아니었다.
마을 장자의 딸, 수자타의 우유죽 공양으로 기운을 차린 행자는 보리수 나무아래에 풀한 묶음을 깔고 앉았다. “의혹에서 벗어나고 번뇌를 멸할 수 있는 길을 찾으리라.” 그렇게 명상에 잠겼다. “무엇을 얻으려 숨듯 그렇게 슬프게 앉아있는가. 바람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고 벌겋게 달아오른 숫덩리를 던져 명상에 감긴 행자를 괴롭힌다.
행자는 말한다. “그래도 나는 고요하도다” 얼마만인가! 해와 달도 빛을 잃을만큼 천지가 환해졌다. 성도(成道) 어둠의 경계에서 빛의 경계로 나온것이다. 어두움을 물리칠 바가 아니고 빛으로 밝혀내야 할 바였다.
불교 참선은 인간이 가지고 생각하는 일체의 것을, 생명마저도 내버릴 듯 최후의 존재 상태 혹은 부모미생전본래면목(父母未生前本來面目)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에 음료이상의 마실거리보다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의 상쾌함을 유지 하게끔 하는 차, 정신을 수련하는 수도자가 상미(常味)할 음료 이상의 그것이다.
성종 2년 1471년 경기도 김포에서 출생하신 한재 이목께서는 1495년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다서인 “다부”를 지어 차의 특성과 현모함을 기술하였다. 다성이라 일컬은 초의선사(1828 다신전 1837동다송)보다 315년 앞서 저술한 것이다. 다부에는 3품 7효능 육덕을 기술하였는데 그중 3품에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을 상품, 지병을 없애주는 것을 중품, 고민을 없애주는 것을 차품으로 설명되어있다.
현대과학은 차에는 카테킨을 비롯한 폴리페놀성화합물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카페인이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며 아미노산일종인 “데아닌” 역시 심신을 안정시키고 뇌파 중에서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의 지표인 알파(a)파를 체내 합성과 분비를 상승시키는 카페인의 작용을 억제한다. 따라서 차를 마시면 흥분된 마음이 차분히 갈아앉고 혈압도 자연스레 내려앉는 것이다.
차에는 분명 카페인이 있지만 다른 성분들의 영향으로 카페인의 부작용이 상쇄되는 것이다. 산사에 가면 신발 벗어 놓은 댓돌 위에 조고각하(照顧脚下)라고 쓰인 주련을 볼수 있다. 신발을 잘 벗어 노라는 뜻도 되겠지만 지금 자기의 존재를 살펴보라는 깊은 의미의 법문일 것이다. 삶은 과거나 미래에 있지 않고 바로 지금 이자리에 살고 있음을 잊지말아야 한다.
사는 세월의 숫자 만큼 성숙의 의미는 대상을 정확히 보는 안목을 같고 사물에 대응하되 헛된 집착으로 고통으로 얽매이지 않는 것이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는 차를 우리자. 그리고 나누자. 처음 새겼던 마음이 혹 모진 세파의 이름으로 무뎌져 가는 이, 사랑하는 이에게 권하자 “ 차 한잔 하십시오”

 

♣이은태는(법명, 용선)광양출신으로 전통약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동산불교대학, 순천대학영농교육원(녹차반 농수산가공반을 수료하고 서울소재, 강남한의원 이사, 미래예측학·해동서각·연구소, 광양백운제다원(남도발효차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면서 특히 전통차(발효차), 명상차, 보급 대중화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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