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국내 차계 경종 울리는 첫 연구서 『다경(茶經)』과『동다송(東茶頌)』

차심평가 한유미원장 6년여 담금질끝 내놓은 역작
 
『다경(茶經)』과『동다송(東茶頌)』이 중국과 우리나라의 차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실로 독보적이다.
 하지만 두 나라의 차 문화를 상징하는 그 위상과 달리 두 책에 대한 연구 성과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이나 중국 학자들의 일방적인 견해를 옮겨 놓기에 급급한 실정이고 보면 연구서라 할 만한 책조차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새로 나온 책 『육우다경』과 『동다송』은 이러한 국내 차계에 경종을 울리는 첫 연구서로 저자가 6년여의 담금질 끝에 내놓은 역작이다. 차의 가공과 심평의 전문인으로, 차 품평에 대해 공식적으로 ‘심평(心評)’이란 용어를 알렸던 저자 저자 한유미씨는 두 책의 출간 배경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당시 시중에는 『다경』의 번역서가 1~2 권쯤 유통되고 있었으나 그나마 일본학자 누노메의 영향권을 벗어난 책은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다경』을 출판하리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머릿속은 이미 연구실이 꾸려져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생각이 깊어졌다. 그러다 어느 대학원에 강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관성 있는 수업을 이어갈만한 교재가 전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경 서문)
“차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기관이 없고, 학습능력을 검증할 만한 시스템이 없는 문화의 변방에서 어깨 너머로 배웠거나 시류에 흘러다니는 단편적인 말들을 주워 모아 스스로 정리하고 판단하여 세력을 만들어 사는 사람들, 기본 생존능력이 차에 대한 학습능력인양 착각하는 사람들이『동다송』을 등에 업고 초의의 차 사상이 중정(中正)이라고 외치다 못해, 아예 우리나라의 대표적 차정신이라고 수십 년을 녹음기처럼 되풀이하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동다송 서문)
『다경』은 1,200여년 전에 나온 차 문명의 시발점이 된 책이다. 따라서 『다경』의 연구 또한 그 시대의 언어 습관과 생활상, 정신세계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당대 차 문화를 향유하던 지식인층은 물론이고 『다경』을 세상에 내놓은 육우의 정신세계를 알지 못하는 한 겉핥기에 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경』이 육우라는 인물을 아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이고, 그밖에 다른 기록도 충분치 않다는 데 있다.
“차 지식은 단순하고 변화가 없어 우리가 필요한 몇 가지만 보충하면 육우 시대의 차도 똑같은 차일 뿐이니 문제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육우의 생각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자면 그가 영향을 받아 정신이라는 것을 형성하게 한 바탕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하여 파악하자니 역시 만만치 않았다.
 결국『다경』의 해석은 죽은 육우와의 싸움이었다. 그가 생각하고 마시고 읽고 본 것을 똑같이 해야만 했다.”(다경 서문)
“그가 생각하고 마시고 읽고 본 것을 똑같이 해야만 했다”는 고백처럼 저자는 불필요하다 싶을 만큼 고집스럽게 집필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다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과 지명에 대한 상세한 주석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토씨 하나에서 시작된 의문을 당대의 생활상으로 확장시키고 육우의 정신세계로까지 연결 짓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더구나 차 연구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누노메(일본)의 학설을 반박하는 저자의 새로운 시각은 연구실에서 익힌 지식과, 차 가공과 심평의 전문인으로 차와 더불어 살아온 일반적인 차인(茶人)이라는 사람들의 시선과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고 있다.
육우 차 정신의 백미를 수중(守中)이라 단언함에 있어서 ‘배꼽이 긴 차솥’을 그 근거로 제시하는 치밀함이나, 가끔씩 던져 놓는 한국 차계를 향한 고언(苦言) 등을 보면 차와 하나 된 삶을 살아온 차인의 엄정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또 필요 이상으로 포장되어 한국의 차 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추앙받고 있는 초의선사의 참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동다송』은, 요즘 유행하는 말 그대로 한국 차계에 던지는 돌직구나 다름없다.
거침없는 직설과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육우다경』과 『동다송』은 한국 차계에 크나큰 선물이다.
글쓴이 한유미는 중국에서 심평(차 품질 심사평가)을 배웠다. 십여 년이 넘게 차 가공과 심평, 최초의 차 전문서적인 중국의 고전『육우다경』과 우리나라 초의의 다시(茶詩)인『동다송』을 가르치고 있다.
                               
손월아 기자woobul@hanmail.net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

PC버전

copyright ⓒ 2007 우리불교신문, 우리불교 WTV All reghts reserved.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1길 16 대형빌딩 2층/ 팩스 02) 6442-1240 /

전화 02)735-2240 /  메일: woobu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