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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내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세찬 비바람쯤 거뜬히 막아주고, 송곳처럼 따갑게 살갗을 태우는 폭염을 식혀주는 나무 한 그루를 내 마음에 키우고 싶다.

매일 아침 내 몸의 입으로 생목을 축여주고, 정갈한 음식을 먹여 몸을 살찌워, 내 몸의 두 팔로 끌어안고, 내 몸의 손으로 가지런히 쓰다듬으며.

그리하여, 나무가 점점 더 크게 자라거든 그 그늘에 내 몸까지 온전히 내맡겨 쉬고 싶다. 잠들고 싶다.

내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사람을 미워하면 나무는 바짝 말라버리고,

사람에게 화를 내면 나무는 새까맣게 뿌리까지 다 타버리겠지, 그러니까.

그렇다고 스스로 절망하면 나무는 더 이상 자라지 않아. 앉은뱅이처럼.

너를 사랑할 때 나무는 따뜻한 온기로 충만하여, 무성하게 팔을 뻗어 너에게 다가가듯 푸른 잎사귀를 매달아 놓고, 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살랑살랑 바람결 따라 풍경소리처럼 춤을 출 것이다.

내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그리하여, 나의 중심에 나무는 뿌리를 내리고, 숱한 너와 길게 악수하며 푸른 길을 같이 걸어갈 것이다.

밤이 오면 이따금 찾아오는 둥근 달을 제일 큰 가지에 걸어 두고, 제 무릎에 지친 내 머리를 비스듬히 누이곤 삶이란 매양 고달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맑은 바람을 일으켜 가만히 말해주는, 그런 나무 한 그루 내 마음에 키우고 싶다.

어느 날, 나의 어린 정성이 네 안에 가득 차오르면 너는 만개한 꽃을 피우고, 비밀스럽게 꽃씨를 품어, 착한 사람들의 마음에 곱게 옮겨 가서는 새싹을 틔우고, 또, 무성히 자라, 가지마다 잔뜩 꽃을 달고는, 흐응, 나 보란 듯이, 그러면 좋겠지. 아무렴.

아니다. 때로는 너라는 사람의 비난의 화살촉들이 나에게 날카롭게 쏟아져도 그것이 내 마음을 단련시키고, 나의 노여움의 불길이 너라는 사람을 향해 활활 타올라도 그것이 네 마음을 순하게 궁굴리어, 사람이 사는 한 마음의 숲에는 만조한 생명의 숨결로 출렁이게 하는,

내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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