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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을 기르는 습관이 부자를 만든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온 시간이 꽤 된다. 대학에 입학 하였을 때부터 그 일을 하였으니, 어느새 20년이 훌쩍 넘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탓에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기에, 아이들을 가르치며 대학을 다녔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일을 이렇게 오래도록 할 것이란 생각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분명 다른 직장을 잡게 되겠지. 그 때까지만 입에 풀칠하는 수단으로 삼자. 그렇게 다짐을 했다. 하지만 졸업장을 받았어도, 나를 기다려준 직장은 없었고, 다른 일을 해볼까도 궁리해 보았지만, 딱히 마음을 끄는 일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아직까지 나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며, 아이들과 함께 시험 준비도 하고, 아이들과 토론을 하면서 지내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아이들과 맨 처음 수업을 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때는 참 가르칠 것이 많았다. 나는 실력 있는 선생으로 기억되고 싶었고, 열심히 강의하고,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주려 하였다. 덕분에 학비와 생활비가 크게 부족하지는 않았다. 물론 부족한 나에게 아이들을 맡겨 준 부모님들이 나를 먹여 살린 것이었지만, 나는 그에 걸맞게 노력 했고, 한 때는 실력 좋은 선생으로 평가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해를 거듭해서 강의를 하면서 느낀 것은, 가르친다고 해서 가르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습관이 되다시피 하니, 나는 어느새 배우는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어디 교육뿐이겠는가. 기도하는 사람은 스스로 성스러워지고, 남에게 베풀면 받는 게 많아지고, 주위를 깨끗이 하면, 곁에 와 앉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 아니던가.

얼마 전에 베푸는 생활을 하고 있는 한 분과 차를 마신 적이 있다. 그 분은 그리 넉넉하지 않아도, 항상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는 분이었다. 그런데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분의 입에서 엉뚱한 말이 나왔다.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집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누군가 아래채가 비었으니 와서 살라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살 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또 누군가가 안 쓰는 땅이 있으니 와서 농사를 지으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 저는 덕은 부족한 사람인데, 복은 있는 사람입니다.”

아둔한 나는 복이란 말뜻은 알아먹었는데, 덕의 의미를 쉽게 파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하다가 조심스레 여쭈었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복 받으라고 하고, 복 받았다고 하지만, 사실 복은 나에게만 좋은 것이고, 덕은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것이 아니냐고 말하였다.

나름대로 수긍을 하면서,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보았다. 복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지만, 그다지 덕이 있게 살아오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웃으면서 다시 여쭈었다.

“그럼,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그랬더니, “덕이 있는 사람이지요.”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 말을 들으며, 쑥스럽기도 하였지만, 그렇게 따뜻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그 분의 덕성에 마음이 포근해졌다. 그러면서 내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사람은 복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덕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세상에 베풀지 않고 받는 복이 어디 있으며, 베풀지 않고 받는 덕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복은 나눌 수 없지만, 덕은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복 있는 사람이 잘 살 수는 있겠지만, 덕 없이는 큰 부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한 그런 졸부를 어떻게 부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복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지만, 덕성을 쌓는 것은 노력으로 가능할 것이다. 나누고, 베풀고, 안아주고, 이해해 주고, 항상 따스함으로 사람을 대하다 보면, 그 덕이 흘러가고, 흘러들어, 모두가 덕 볼일이 많아지지 않겠는가. 수많은 나무들이 꽃을 피우는 계절이 봄이듯, 우리네 사람살이도 서로가 저의 꽃으로 반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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