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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한국불교- 오늘의 시대정신과 불교지도자의 역할(4)

 3. 공공성 제고 절실하다

  이 시대의 화두인 양극화의 해소와 부정부패의 척결은 새 정권의 적폐청산 의지로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국민의 정치·사회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변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공공성의 회복이다.
  선진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정치와 사회에 최소한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나와 내 주위에 대해 눈을 뜨고 살라는 주문이다. 정치에 관심 없다,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긴다고 말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건강한 사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정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유한한 자원을 조화롭게 분배’하는 역할이다. 정치인은 국민을 대신해 그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지만, 지켜보는 눈이 없는 경우 가장 쉽게 부패와 손잡을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다. 정치가와 정치꾼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국민이 선진국가를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 조르주 퐁피두 전 프랑스 대통령은 “정치가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치는 정치인을 말하고 정치꾼은 자신을 위해 나라를 이용하는 정치인을 말한다”고 간명하게 정리했고, 영국의 경제학자였던 콜린 클라크는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인상 깊은 말을 남겼다. 한국의 정치인들, 정치가인가, 정치꾼인가.
  무엇보다 공공성 제고라는 화두에 온 국민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급속히 개인화‧파편화된 현대생활 속에 우리 사회의 공공의 가치는 너무 쉽게 무너져 버렸다. 그리고 지난 정권 마지막의 국정농단 이전에 우리 사회는 전 국민적인 공황상태를 겪은 경험이 있다. 바로 세월호 침몰 사건이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은 교통사고를 갖고 뭘 그리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른다.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던 당시 대통령 또한 그런 표정이었다. 그러나 304명을 수장시키는 그 현장을 생방송으로 시시각각 지켜본 국민들의 가슴에 새겨진 마음의 상처는 결코 쉬 아물지 않아 그 응어리를 안은 채 살아갈 가능성이 많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내 이웃에 대한, 우리 정부에 대한,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공공성에 대한 큰 의문과 과제를 복합적으로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태 직후, SBS에서 다룬 우리 사회의 공공성 문제는 그 후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에서 『세월호가 우리에게 묻다』라는 책을 출간하여 다시 상세히 다루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하는 네 가지 요소는 사회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과정이나 사회자원의 배분과 활용 과정에서, 사익보다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지(공익성), 얼마나 형평성에 맞는지(공정성), 정보공유 등 얼마나 투명하게 처리하는지(공개성), 일반시민의 참여 의지나 역량(공민성 혹은 시민성) 등인데,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이 모든 영역에서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 수준(각각 33위 33위, 29위, 31위)이었다.


  우리나라는 음습한 구석에서 소수 패거리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정책이 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국민의 신뢰는 배신당하고 사회전반에서 공공성보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사실이다. 갑질이 몸에 뱄거나 속임수와 은폐의 달인이 높은 지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고, 설사 사익추구와 불공정성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적당한 수준에서 용서하자는 끼리끼리 관행 때문에 고질적 은폐 문화가 쉽게 바로잡히지 않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미래세대에까지 전가된다. 한꺼번에 좋아질 수는 없다. 공익성과 공정성은 양보와 배려, 희생과 헌신이 몸에 배야 가능하기 때문에 오랜 관행과 교육‧문화의 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투명성과 시민성은 미국의 경우처럼 국민의 의지만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제도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사회가 우선 기대하는 바 역시 이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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